[정정수의 자연예찬] 조경과 건축사이 – 익스테리어24 ‘어린이놀이터(2)’ 글·사진 : 정정수 JJPLAN 대표

라펜트 기사입력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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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테리어24  ‘어린이놀이터(2)’

 

 

 

 

 

글·사진 : 정정수 JJPLAN 대표

ANC예술컨텐츠연구원 원장

서양화가

 

 

자연을 통해 몸으로 이해하게 하는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려면 먼저 자연을 이해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저절로 학습하는 놀이터는 인위적인  조경공간이 아니더라도 공원이나 숲속에서는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상상력에 의한 창의로 이어진다. 실패도 학습이고 작은 상처도, 주변의 친구들의 반응도 모두 미래를 위한 학습이 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보편적 약속보다 더 좋은 걸 어린이에게 제공하는 걸 제안하고 싶다. 좋은 것이란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보다 더 좋은 것 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작나무를 기둥 삼아서 3~4살 아기들이 놀 수 있는 놀이집을 만들었다. 

이곳의 크기는 아주 작아서 5~6살 어린이들이 한번 사용해 보고는 들어가기를 불편해한다. 

그렇게 동생들에게 양보가 된다.

자작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했지만 살아있는 자작에는 못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집안에서 콩을 키우면 콩나물이 되고, 자연에서 콩을 키우면 콩나무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자연환경을 충족하는 놀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학습, 관계, 창의, 탐구, 판단력 등은 앞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많은 양질의 체험을 얻는다. 콩나무로 자라게 된다는 말이다.

 

 

 

이곳의 지붕은 비를 가릴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붕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아기들에게 많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게 된다.

이기들의 마음을 듣지 못해 모르지만, 내 아기가 이곳에서 놀고 있다는 걸 엄마들이 더 좋아한다.

[필자가 2011년 작업한 아기놀이집]

 

 

어린곰이 엄마를 따라 자연이라는 험한 여정을 극복하는 영상을 추천한다.

[영상보기]

 

 

 

즐겁게 놀면서 땀을 흘린다면 그 과정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게 되면서 정말로 훌륭한 아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소재에 의한 공간의 변화는 흙 언덕, 나무, 금속 등 자연소재를 활용해 지형과 공간을 변화시키며, 

아이들이 스스로 위험을 경험하는 환경에서는 좀 더 강한 삶의 의지를 갖게 된다고 확신한다.

학습이 되면 어떠한 이유에도 몸이 기억하게 되어 나도 모르게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어린이의 입장에서 보이는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제작에 임해야 한다. 

[필자가 2011년 작업한 어린이놀이집]

 

 

어른들의 지나친 걱정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놀이시설은 어린이들이 위험을 연습할 기회를 빼앗게 된다. 그렇게 기회를 박탈한 부모들의 마음속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녀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만드는 결과라면 결코 좋은 결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살림살이와 죽임살이

 

놀이를 살림살이와 비교하는 게 조금은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교육이 살림살이의 중요한 일부인 것만은 사실이다. 먼저 ‘살림살이’란 가족의 생명을 건강하게 살려주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살이를 의미한다. 

그중에  이에 합당하지 못한 가정주부의 삶은 가족을 서서히 죽게 만드는 ‘죽임살이’라해도 실례는 되지만 과언은 아니다. 냉장고에 가득 찬 인스턴트식품을 뿌듯하게 생각하는 주부라면 한 번쯤은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설계는 규격화된 자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생명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림은 놀이집 설계를 위한 필자의 드로잉으로 구체적이기보다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자재는 규격화된 것이 없어 구체적인 제시는 창의적으로 완성되는데 방해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놀이집을 위한 드로잉 2009년] 

 

 

어린이들의 놀이공간과 그 안에 있는 놀이시설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이것이 아이들보다는 시설을 관리하는 관리인을 위한 것 인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놀이시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판단이 된다면, 자연스러운 나무로 만들어져 어린이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모만이 아이의 놀이부분에서도 죽임살이가 아닌 살림살이를 하는 부모일 거라는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경사진 높은 곳을 계단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장소로 올라가는 것과 아이들이 직접 구조물을 

이해하고 변형할 수 있는 놀이는 창의를 갖게 해준다. 

[필자가 2020년 작업한 어린이놀이시설]

 

 

내가 잘못 참견하고 있는 결과가 내 아이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지나친 안전 속에서 콩나물로 자라는 줄도 모르고 있다면 나부터 반성하는 부모만이 아이를 자연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관찰력이 좋은 아이에게는 솟대라는 민속적 형태가 기억으로 남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만들었다. 

색칠은 지금의 색보다는 채도가 낮아야 좋다. 색의 정도에 대해서는 필자가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크다고 반성한다.

 

 

익스테리어 23을 읽고 댓글을 보내온 독자의 글에는 “어릴 적에는 모래가 있는 놀이터에서 모래로 집도 만들고 소꿉놀이도 하고 주변에 있는 물체들이 놀이의 모든 재료가 되었는데, 지금의 놀이터 바닥은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이유로 모두 고무 매트로 바꿔버려서 더 이상 창의적인 놀이는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네요. 누군가 장난감을 많이 사주는 게 아이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거 같아요. 어릴 적 영화에서 나무 위에 집이 있는 걸 보고는 나도 저런 곳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였는데 쌤은 아이들에게 영화 같은 공간을 선물하셨네요.”라는 공감의 글에 감사하다.

 

 

 

나무를 퍼걸러 옆에 옮겨 심다 보니 캐노피가 형성되지 않은 나무에  놀이집을 연결해지었다. 

때문에 상부에는 쉐이드를 설치해 그늘막 기능을 추가했다. 

[필자가 2019년 작업한 어린이놀이집]

 

 

이 세상에는 “자연만 한 스승은 없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하기에 이에 따른 실천을 위해 노력한다. 백세를 훌쩍 넘기신 김형석 교수의 ‘사랑이 있는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씀처럼 진정한 사랑이란 어린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잘못된 명분으로 어린이들을 온실 안에 가두는 게 아니라 자연과 친할 수 있는 공간에 자유롭게 풀어놓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스러운 선물은 결국에는 내게 주는 선물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정정수 JJPLAN 대표 · earthske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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